Good Morning Road 44
2024 상반기 Student-up
Introduction
조금 더 편리한 길이 생겨남과 함께 조금 덜 편리한 길은 잊히기 시작한다. 이는 최단 거리-최소 시간을 연산하기 위하여 효율성이 낮은 경로를 과감히 배제하는 내비게이션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한편, 발전과 쇠퇴의 역학 관계를 빗댈 수 있는 하나의 명제가 된다. 《Good Morning Road 44》가 인사를 건네는 44번 국도는 한때 확장 개통을 거듭하였으나, 서울양양고속도로의 개통 이후 내비게이션의 선택지와 운전자의 뇌리에서 밀려난 ‘조금 덜 편리한 길’로서 위 명제를 실체화한다. 한산한 국도, 성기게 오고 가는 차량을 바라보는 CCTV, 쉬어 갈 사람이 없어 대로변을 따라 유기된 휴게소는 속도의 정치에서 배제된 존재 일반을 환유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특히 주차장에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던 호황기와도, 철거되거나 재건축되는 미래와도 연결되지 못하는 폐휴게소는 버려진 것들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끝에 다다르게 될 종착점을 예시하는 듯하다. 녹이 슨 간판, 뜯겨 나간 문짝, 내던져진 쓰레기, 바닥에 널린 오물은 오직 부식만을 거듭하는 폐허의 시간을 증언한다.
설치/제작: 공작실, 연준성, 노지영
사운드: 이선율
포스터: 정민지
글: 박하은
촬영: 더즐더즐필름
인쇄: 꿈인
사운드: 이선율
포스터: 정민지
글: 박하은
촬영: 더즐더즐필름
인쇄: 꿈인
Programs
[전시] GXU x Sun Park x DC LEE <Good Morning Road 44>
2024.6.27.(목) – 2024.7.1.(월) 12:00~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