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도 없는 기억처럼

2025 하반기 Student-up

Introduction

우리의 삶에서 기억이란 무엇일까?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아련해지는 혹은 따뜻해지는 기억도 있지만, 너무나도 바랐지만 이뤄지지 않아서 그것이 현실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기억도 있다.

<기억도 없는 기억처럼>은 아이다르의 생에 흩어진 여러 기억이 서로 얽히고 교차하는 순간을 그린다. 아이다르는 억압적인 전통사회를 벗어나 자유로운 세계로 나아가고 싶었던 욕망을 이루지 못한 채 자신 안에 산재한 기억의 무분별한 드러남에 온전히 자신을 맡긴다. 이 과정에서 아이다르는 어머니 살탄앗을 중심으로 전통 사회에서 각자 상처받았던 과거를 꺼내보면서 아이다르와 어머니는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기억도 할 수 없었던, 어쩌면 기억하고 싶지 않아서 외면했던 과거였지만, 여러 기억 속에 서로에게 상처받은 기억만은 뚜렷했기에, 이들은 그 기억을 다시 마주 봄으로써 끝내 과거의 감정을 갈무리할 수 있게 된다. 둘의 모습은 어느 특정한 공간에서만 일어나는 특수한 사건이 아니다. 인간은 어디에서든 상처받고, 그 상처를 치유해 가며 살아간다. 또한 전통사회에 있던 이들은 새로운 세계를 동경하며 그 세계로 향하고자 한다.

유럽, 미국보다 가까운 위치에 자리한 중앙아시아, 일제강점기 당시 많은 한국인이 이주한 중앙아시아. 그럼에도 한국인에게 심리적으로 중앙아시아는 멀다. 우리가 기억하지 못했던 기억을 이 작품을 통해 들여다 봄과 동시에, 한국인은 이 이야기를 통해 과거이자 동시에 현재일 수도 있는 모습을 들춰본다. <기억도 없는 기억처럼>은 한국과 키르기스스탄, 심리적 교류의 시작이다.

키르기스스탄과 한국의 교류를 감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본 공연은 양국의 놀이와 음악, 움직임을 중심으로 극을 전개한다. 이 작품은 언어 극이 아니다. 언어는 최소한의 역할만 한다. 비언어적인 요소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관객이 어떤 정체성을 가졌는지에 따라 이 작품은 다르게 읽힐 여러 가능성을 갖는다. 비언어적인 요소들은 관객에게 각기 다른 기억을 이끌어 낼 것이다.

Programs

[공연] <기억도 없는 기억처럼>
2026.1.10.(토) 15:00 / 19:00 (총 2회)
* 예약 없이 워크인 관람

[전시] <기억도 없는 기억처럼>
2026.1.8.(목) ~ 2026.1.11.(일) 11:00~18:00

Artist

코무즈 쿠스Komuz küüsü

코무즈 쿠스는 키르기기스탄의 전통 악기 코무즈의 선율이라는 뜻입니다. 음악은 언어를 초월하고, 국경을 뛰어넘어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아도 우리 모두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이나 감각을 전달합니다. 코무즈 쿠스는 키르기스스탄 작가를 중심으로 한국인 연출과 드라마터그가 함께하는 팀입니다. 세 명은 모두 서울대학교 공연예술학전공생들로 키르기스스탄과 한국의 음악과 놀이, 춤과 같은 다양한 언어들이 어떻게 얽히고설킬 수 있는지를 실험하고자 했으며, 이 과정에서 키르기스스탄과 한국 간의 유사한 감정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느낀 키르기스스탄과 한국 간의 언어를 넘어서는 공통의 감각을 관객 여러분께서 저희의 공연을 통해 충만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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