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명: 논바이너리 Non-binary
Introduction
공간 디자인: 김수인
운영: 아트인큐베이터
사운드 엔지니어: 서울음향
촬영: 윤관희
조명: 김주슬기
Programs
2023.12.28.(수) ~ 12.29.(목) 12:00-20:00
[전시] 권다예, 김나희, 페미당당, 이시마, 안가영, 루킴, 양승욱, 젠더뮤지엄코리아
12.28.(수)
16:00-19:00 [퍼포먼스] 칠리체리, Klof <QUEER: 선 밟고 놀기>
12.29.(목)
15:00-17:00 [대담] 김지학, 심미섭, 양승욱 <퀴어와 경계, 경계선과 함께 살기>
17:00-19:00 [퍼포먼스] 다이애나밴드, HWI, And Rose Peacock <NON-BINARY: 선 넘어 놀기>
Artist
물질의 눈에 잘 띄지 않는 물리적 성질에 관심을 두고 색을 통해 어떠한 상황이나 상태를 시각화하는 작업을 풀어내고 있다. 비가시적인 영역들을 시각의 기본적인 특성 중의 하나인 색채와 교차시키면서 추상적인 감각을 환기한다. 이를 드러내기 위한 매체의 물성을 탐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색이 그려질 환경을 조성하여 색을 형상화한다. 색 중에서도 검은색을 중심으로 이를 표현하고 있다. 검은색에 주목하는 이유는 표면적으로 보이는 색은 검정이지만 여러 색을 함축하고 있으므로 어떤 색으로 될 수 있는 색으로 바라보고 마치 시작 지점과 끝 지점이 공존해 있는 영역으로 다가왔다. 더 나아가 이분법적으로 나누어진 흑과 백보다는 원환적인 사고 안에서 다채로운 스펙트럼으로 치환되는 지점들을 가시화하기 위한 은유적인 상징이다.
김나희는 서울과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디어 아트 작가, 웹 프로그래머이다. 2016년부터 인간의 성과 테크놀로지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는 작업을 웹 프로그램, 영상 등의 뉴미디어 매체에 담아 발표하고 있다.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콜렉티브 <업체eobchae>의 일원이며, 미국에서는 MassMOCA의 레지던시 프로그램(2019), NEW INC의 art + code 트랙(2020-2021)의 레지던트로 활동했었다. 업체eobchae로 일민 미술관과 백남준아트센터 등에서 운영하는 다수의 그룹전시에 참여했으며, 개인적으로는 2021년 페미니즘 이슈를 다루는 작가들의 전시가 이루어지는 A.I.R. 갤러리가 운영하는 웹 전시 Scalability Project에 참여했다. 현재는 2023년 2월까지 뉴욕의 비영리 복합문화센터 Pioneer Works의 Tech Resident로 활동할 예정이다.
루킴은 식민제국주의적 지배 이데올로기에 의하여 일반화되어버린 성차별적, 인종차별적인 폭력들을 예술을 통해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을 질문하는 이론적 연구에 기반한 작업을 한다. 특히 하이드로페미니즘의 시선으로 본 물에서 배울 수 있는 물의 전략들, 한국의 역사적인 퀴어성, 그리고 서양의 관점(Western gaze)에 의하여 구성된 ‘Asia’를 볼 수 있는 아카이브에 집중하고 있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키프로스, 대한민국, 캐나다, 브라질을 오가며 자란 후 프랑스 그르노블 고등예술대학에서 학사와 석사를 졸업했다. 현재 그는 서울, 한국에서 활동 중이다.
안가영은 온·오프라인 세계에서 발생하는 문화와 게임을 비롯한 가상 세계에서의 인간과 비인간의 공존에 관심을 두고 다매체적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캐릭터 해킹과 SF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안적 서사를 만들고 쓸모가 없어져 버려진 가상 신체들을 현재의 기술 문화와 젠더 이슈 담론에 재연결하려 한다. 다수의 아트 게임과 융복합 예술 프로젝트를 제작 및 감독하였고, 최근 《우주 감각: 미래 인류를 위한 SF 시뮬레이션》(코리아나미술관, 서울, 2022) 및 《당신의 가장 찬란한 순간》(경기도미술관, 안산, 2022) 등 전시에 참여하였으며, ‘2022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에서 신진여성문화인상을 수상하였다.
미술과 사진이라는 같은 듯 다르게 분류되는 장르 사이에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소수자의 입장으로, 일상생활에 발생하는 수많은 의문점들을 여러 매체를 이용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시마는 현실에 있는 계층들을 망상의 차원으로 치환해서 재현하는 작업을 통해 소수자들의 겪는 차별의 층위를 벼려내어 현미경 아래에 두고, 그 상호작용을 실험한다. 특히 정동으로서의 공포의 전복적 가능성에 집중하며, 국악, 민속신앙과 같은 전통적 요소를 개입시킨다. 개인전 《가을놀이, 탈영역우정국(2022)》에서는 피해자 정체성을 가진 가상의 인물 ‘윤’의 에세이를 통해 가해자에게 복수하는 과정을 그려냈으며, 한국퀴어영화제 상영작인 〈28J3JCHF-P6(2021)〉에서는 연대의 범주가 야기하는 공포에 대한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페미당당은 2016년 도래한 페미니즘 리부트의 흐름을 타고 결성된 페미니스트 문화예술 활동 단체이다. 여성혐오 규탄, 낙태죄 폐지, 성폭력 고발 등을 통한 사회변화에 앞장섰으며, 퍼포먼스와 설치, 디자인 등의 예술형식이 어떻게 사회운동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 고민해 왔다.
Photos & Sketch
Critic
〈코드명: 논바이너리(Non-Binary)〉 (2022)
워렌(Karen Warren)과 플럼우드(Val Plumwood)를 비롯한 여러 에코페미니즘 철학자들은 이분법적 사유가 차이를 우열로 왜곡함으로써 사회의 위계질서를 더욱 공고화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문화/ 자연, 백인/비백인, 인간/비인간, 남성/여성, 이성애/퀴어, 정신/신체, 이성/감정 등의 이분법에서 전자는 후자보다 더 우월하고 가치 있는 존재로 상정되는 동시에, 후자를 지배하고 착취할 수 있는 권력을 부여받는다. 나아가 에코페미니즘 철학자들은 이러한 가치의 이분법적 위계가 서로 뒤얽혀 있으며, 전자는 전자끼리 또 후자는 후자끼리 연결하는 식의 이 같은 사고방식이 각각을 특권화/열등화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아프리카인이나 남성 동성애자를 가리켜 ‘짐승같다’고 표현하는 경우, 이는 오직 백인-이성애자-남성만이 ‘인간’의 지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배타적인 언설에 다름 아니며, 이 언설을 떠받치고 있는 것은 기실 인종혐오·동성애혐오·동물혐오 를 내재한 가운데 비백인, 동성애자, 동물을 서로 연결 짓는 관습적·규범적 사유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하나의 ‘관습’이자 ‘규범’으로 존재한다는 바로 그 이유에서 우리는 모두 이 가치의 이원론과 그에 기반한 혐오로부터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 없다. 이 관습과 규범은 지금-여기를 살아가 는 우리 모두가 이 세계에 내던져지기 이전부터 존재해 왔기에, 우리는 언제나 이 관습 및 규범과 관계 맺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