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logue 03: 해파리 만개에 관한 기록

김초엽 x 해파리

Introduction

서울대학교 문화예술원은 [다이얼로그 Dialogue] 시리즈의 세 번째 시즌으로 <해파리 만개에 관한 기록> 공연을 2024년 10월 11일(금), 12일(토) 양일간 서울대학교 제1파워플랜트에서 개최한다.

문화예술원의 [다이얼로그] 시리즈는 각기 다른 영역에서 흥미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 두 아티스트/스튜디오/기업을 충돌시켜, 그들이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며 모호하지만 새로운 영역에 대해 탐구하고 공유하는 가치와 질문을 발견하는 과정을 기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 번째 다이얼로그의 주인공은 대한민국 대표 SF 소설가 김초엽과 대중음악계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얼트 일렉트로닉(ALT Electronic) 듀오 해파리(HAEPAARY)이다. 두 아티스트는 8개월간의 ‘대화 dialogue’를 통해 보편성과 특수성, 사회에 만연한 능력주의(에이블리즘), 무가치의 쓸모 등의 주제에 대해 탐구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결과물을 제작하였다. 김초엽 작가는 초단편 연작 <해파리 만개에 관한 기록>을 집필하였으며, 해당 소설은 공연 관객 한정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해파리는 김초엽 작가가 그려낸 소설 속 세계관을 자신들의 음악으로 풀어내며 양일간의 공연을 통해 공감각이 통합된 독보적인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공간디자인: 송민정, 강은영
조명디자인: 서가영 / 조감독: 권서령
음향감독: 오영훈
무대감독: 김상엽 / 조감독: 박승완, 최상석
웹사이트(e-book) 개발: 민구홍
포스터 디자인: 양민영
촬영: OMG Studio

Programs

[퍼포먼스] 해파리 <해파리 만개에 관한 기록> (러닝타임: 60분)
2024.10.11.(금) 19:30
2024.10.12.(토) 16:00

[아티스트 토크] 김초엽, 해파리
2024. 10. 12.(토) 17:30

*아티스트 토크는 별도의 신청 없이 참석하실 수 있습니다.

Artist

김초엽Kim Choyeop

대한민국의 SF 소설가. 2017년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 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과 가작을 수상했다. 여성 화자를 적극 활용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눈에 띈다. 단순한 SF에서 더 나아가 타자와 소수자의 이야기를 하는 초엽은 SF 장르의 전복적인 특성 - 현실이 주인공을 억압하는 것을 막고, 인물에게 해방을 줄 수 있음 - 을 적극 활용하여 사고실험을 해나간다. 초엽은 작가 활동을 통해 규정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른 존재(소수자와 타자)와 있을 때 다른 존재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끊임없이 묻고 답한다.

해파리HAEPAARY

혜원과 민희가 공동 프로듀싱하여 음악을 만드는 얼트 일렉트로닉 듀오. 건반 악기와 타악기, 가상 악기, 그리고 목소리를 주 악기로 하여 작, 편곡한다. 앰비언트 테크노를 기반으로 종묘제례악을 다루고, 남창 가곡에 여성의 목소리를 이식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눈에 띈다. 2022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일렉트로닉 앨범 부문을 수상하며 괄목할 만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Photos & Sketch

Critic

쓸데없는 쓸모의 쓰레기를 쓰기: 샐비지-펑크 혹은 구제의 구제에 대해
나원영

작가이자 이론가 에번 콜더 윌리엄스는 『불균등 결합 종말론』에서 ‘샐비지-펑크(salvage-punk)’라는 용어를 고안했다. 그에 의하면 샐비지-펑크란 “꿈속의 찌꺼기와 한때였던 세계의 진짜 잡동사니로 뒤덮였고, 구제·전용·우회·발췌의 고된 작업으로 가득 찬, 망가지고 죽은 세계에 대한 포스트-아포칼립스적인 전망”1)으로, SF의 한 갈래보다는 문화적 형식이자 물질적 실천으로 제안된다. 이때의 과학소설 혹은 ‘사변적 허구(speculative fiction)’란 물론 사이버펑크로, 1980년대 들어 윌리엄 깁슨의 단편 「불타는 크롬」과 뒤이은 스프롤 3부작을 기점으로 유명해지고도 얼마 지나지 않아 대중문화의 중추로 빨려 들어가 버리며 지금의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시각적·서사적 기호들로 포화 상태가 되었다. 그러니 장르로서의 사이버펑크는 『뉴로맨서』로부터 15년도 지나지 않은 세기말만 하더라도 이미 퇴역한 안드로이드 신세였을 테며, 그 잔재를 긁어모아 다른 시대 혹은 장소의 과학기술과 접붙이며 수많은 파생 장르가 생겨났다. 윌리엄스는 그중에서도 스팀펑크처럼 “훨씬 다르고 상냥한 산업적 행로를 따라 후기 자본주의의 결과를 다시 써”2)서 그 파괴적인 성질을 낭만화하는 경향을 비판적으로 점검하며, 사이버펑크를 차라리 후기 자본주의 및 신자유주의 세계가 스스로에 대해 꾸는 꿈 혹은 품은 환상이자 “불모가 된 사변적 미래에 대한 경멸이 아니라 현재 자체에 대한 숨겨진 경멸”3)이라고 칭한다. “현재는 이미 그런 미래가 도려내진 약속”4)이라는 인식을 펑크의 그것과 공유하고 있었기에, 사이버라는 유행어에는 진정으로 ‘-펑크’라는 접미사가 붙을 수 있었다. 그렇게 지엽적인 사변과 뒤져버린 미래의 끄트머리에서부터, 가장 ‘지루한 디스토피아’의 꼴로 사이버펑크이기도 한 현재 속에 숨겨져 있던 구제(salvage)가 넝마의 꼴로 출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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